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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아일랜드 일기

아일랜드로 떠나기 전, 아주아주 오래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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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로 떠나기 전, 아주아주 오래전 이야기

길었던 과정




 

 

 



 

 


 

어렸을때부터 말로만 외국에 100번은 나갔을거다.

비행기를 끊을 용기가 없어서, 영어를 못해서, 돈이 없어서..

핑계를 이리저리 수십가지를 만들어내며 나는 계속 가지 못하는 사람이 되고 있었다.


 

돈을 모았다. 20살 이후로 부모님에게 손을 벌려본 적 없는 나는 당연스럽게도 내가 돈을 모아 외국에 나가야 겠다고 생각을 했고

한달에 100만원씩 정말 억척스럽게도 돈을 모았다.


그런데 또 막상 돈을 모아놓고 보니 걱정이 또 시작되었다.

 

 


 


나 영어 못하는데 어떻게 가지, 비행기표를 어떻게 끊지, 엄마가 허락을 안해주면 어떻게 하지? 나 다녀오면 뭐하지?

 

 


 

그러던 중 그때 당시 나이가 있는 분과 이야기를 하게되었는데, 그분이 나의 이런 고민을 듣자마자 말했다.

 


 

"가고싶은 이유가 정확히 있는데, 넌 일부러 못갈 이유만 찾고 있는것 같네"

 


 


순간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정곡을 찔린드시 머리가 띵-해졌다.

맞았다. 외국에서 1년 살아보는건 내 평생 꿈이었다.


 

25살에 24살에 갈껄하고 후회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못가면 26살이 되어서 25살에 갈껄하고 후회하는 내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바로 비행기표를 찾았고 예약을 했다.

 


 


결제가 다가오자 또 평소에 걱정대마왕인 나에게 결제를 해야하는가 하는 시련이 또 한번 찾아왔다.

부모님에게는 아직 말도 하지 못한 상태였고, 돈도 적금에 묶여 있는 상태에, 고민만 계속 되고 있엇다.

 


 

갔다가 실패하면 어떻게 하지, 친구들이랑 엄마 아빠 얼굴을 어떻게 봐야하지, 돈만 날리고 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들.

 


 


결제 시한을 10분 남기고,

울면서 친구한테 전화를 했다. 나 어떻게 해야하냐고.


결정은 내 몫이었지만 그냥 든든하게 누구라도 다녀와라라는 말을 듣고 싶었던것 같다.



그때 그 친구한테는 아직도 고맙다.


 


 


'나 어떻게 해. 가는게 맞는걸까?'


'너는 어떻게 하고 싶은데?'


'모르겠어.. 엄마한테 아직 허락도 못받았고.. 결제했는데 엄마가 가지 말라고 하면 어떻게 하지?'


'엄마말고 너 말이야. 니가 어떤데? 가고 싶어?'


'..나는 가고싶지'


'그럼 가'


 


 


그렇게 결제시한 5분을 남기고 모든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서 126만원을 빌려 결제시한 3분전에 극적으로 결제를 했다.

그렇게 아일랜드로 떠나는 티켓 하나 예매했을 뿐인데

그동안 계속 마음에 쌓아뒀던 걱정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그렇게 속 시원할 수가 없었다. 정말.


 


 

지금 생각해보면,

 


 

여행에 왜 돈을 쓰냐던 친구.

여자가 혼자 위험하다며 가지 말라고 반대하던 부모님.

결혼 준비안하냐며, 돌아와서 뭐 먹고 살거냐는 부정적인 반응의 친구.


주변에 이렇게 내가 외국가는 걸 반대하는 친구들 때문에 나도 혹시나..? 실패하면..? 하는 마음때문에 바보같이 쉽게 결정을 못내렸던것 같다.


그때의 난 그냥 실패하고서 돌아왔을때 그때 엄마도 가라고 그랬잖아.라는 핑계가 필요했었다.

그러나 결국은 그 수많은 망설임을 내가 내 의지로 누르고 스스로 결정을 했기에 후회가 없던 선택이 된것 같다.

 


 


혼자서 위험하다며 반대하는 부모님에게는 비행기표를 이미 결제해서 환불이 되지 않는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리고 그렇게 출국일까지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아일랜드는 날씨가 굉장히 변덕스럽다고 했다.

비가 자주 오고, 하늘이 항상 구름이 껴있어 어둡고 우중충하다고 했다.

해가 쨍-하다가도 비가 오다가 비를 피해 어디로 들어가려고 뛰기 시작하면 비가 그치는 나라가 바로 아일랜드라고 했다.


비를 죽어라고 싫어하는 내가,

영어에 ㅇ도 모르는 내가,

돈도 넉넉치 않았던 내가,

남의 눈치 보느라, 거절도 잘 못하던 내가,


스스로 결정을 하고, 선택을 해서 그런 멋진 우중충한 나라를 가게 되었다.






울면서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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